소망목록

‘인간실격’ 다자이 오사무 장편소설 본문

독서리뷰

‘인간실격’ 다자이 오사무 장편소설

소망목록 2023. 8. 27. 14:18






인간실격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이제 저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저에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제목이 그냥 마음에 들어서 읽었는데
위로되는 인생 책이 될 것 같다






나는 내가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나와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이 존재했다는 것에
정말 위로가 된다




저 혼자 별난 놈인것 같은 불안과 공포가 엄습할 뿐이었습니다.
저는 어느 틈에 단 한마디도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는 아이가 되어버렸던 것입니다.

늘 인간에 대한 공포에 떨고 전율하고 또 인간으로서의 제 언동에 전혀 자신을 갖지 못하고 자신의 고뇌는 가슴속 깊은 곳에 있는 작은 상자에 담아두고 그 우울함과 긴장감을 숨기고 또 숨긴 채 그저 천진난만한 낙천가인척 가장하면서, 저는 익살스럽고 약간은 별난 아이로 점차 완성되어 갔습니다.

저는 누구에게나 상냥하게 대했지만 우정이라는 것을 한번도 실감해 본 적이 없었고 모든 교제는 그저 고통스럽기만 할 뿐이어서 그 고통을 누그러뜨리려고 열심히 익살 연기하느라 오히려 기진맥진해지곤 했습니다. 조금 아는 사람의 얼굴이나 그 비슷한 얼굴이라도 길거리에서 보게 되면 움찍하면서 일순 현기증이 날 정도로 불쾌한 전율이 엄습할 지경이어서, 남들한테 호감을 살 줄은 알았지만 남을 사랑하는 능력에는 결함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저에게는 소위 친구 같은 것이 있을리 없었고 게다가 저한테는 방문하는 능력조차 없었던 것입니다.

거칠고 큰 기쁨을 피하기만 한다면, 자연히 큰 슬픔 또한 찾아오지 않는다.

존경받는다는 개념 또한 저를 몹시 두렵게 했습니다. 거의 완벽하게 사람들을 속이다가 전지전능한 어떤 사람한테 간파당하여 산산조각이 나고 죽기보다 더한 창피를 당하게 되는 것이 존경받는다는 상태에 대한 제 정의였습니다.

제 불행은 거절할 능력이 없는 자의 불행이었습니다. 권하는데 거절하면 상대방 마음에도 제 마음에도 영원히 치유할 길 없는 생생한 금이 갈 것 같은 공포에 위협당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도 인간을 믿지 않는다.
그래서 속모습을 보이는게 어렵다.

나도 어릴땐 주인공처럼 익살이라는 가면을 쓴 삶을 살아왔다.
어떻게든 집단에 속해야했으니까

지금은 안하면 그만이다.
sns를 안하는 이유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고싶은 이유기도 하다.
이젠 침묵할줄 알고 악착같이 가면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러지 못했던 과거가 너무 안쓰럽다.

인간을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것일수도 있는데,
가식적인 모습으로 상대할 바엔 무관심이 더 예의 있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이 인간 실격이 된건 마지막 마담의 말처럼 정말 순수하게 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말 위로가 된다.



오직 순수함만을 갈망하던 여린 젊은이가 타인의 위선과 잔인함으로 파멸되는 과정을 그렸다.

인간 영혼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스스럼없이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상처받은 영혼을 달래준다.

타산과 체면으로 영위되는 인간 세상과 사회질서의 허위성, 잔혹성을 이 작품만큼 명확하게 표현한 작품도 드물다.

어떻게든 사회에 융화되고자 애쓰고, 순수한 것, 더럽혀지지 않은 것에 꿈을 내맡기고, 인간에 대한 구애를 시도하던 주인공이 결국 배반당하고 인간 실격자가 되어 가는 패배의 기록인 작품은 그런 뜻에서 현대 사회에 대한 예리한 고발이라고 할 수 있겠다.